오늘 오후 법무부가 엘리엇 ISDS 배상 확정 소식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지난 9월 30일 환송중재 판정부가 선고한 패소 판정에 대해 영국 법원에 추가 취소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최종 판단한 것입니다. 이로써 2018년 제기된 국제투자분쟁이 8년 3개월 만에 막을 내렸으며, 우리 정부가 국고에서 부담해야 할 총액은 원금과 누적 지연이자, 법률비용을 합쳐 약 1,530억 원에 달합니다.
| 구분 | 내용 |
|---|---|
| 배상 원금 | 약 4,849만 달러 (약 660억 원) |
| 총 부담액 | 약 1,530억 원 (이자 및 비용 포함) |
| 분쟁 기간 | 2018년 6월 ~ 2026년 10월 (8년 3개월) |
| 최종 상태 | 추가 취소소송 포기, 배상 책임 확정 |

목차
엘리엇 ISDS 배상 확정, 왜 1530억 원이나 되었나
이번 엘리엇 ISDS 배상 확정으로 정부가 부담하게 된 총액은 1,530억 원 안팎입니다. 그런데 배상 원금 자체는 약 4,849만 달러로, 현재 환율 기준 약 660억 원 수준입니다. 원금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 어떻게 나왔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2015년 7월 삼성물산 합병일부터 실제 배상금을 지급하는 날까지 복리로 계산된 지연이자입니다. 중재판정부는 손해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이자를 가산하도록 명령했고, 여기에 국제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법률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최종 부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엘리엇 측은 지급이 늦어질수록 하루 약 1만 달러, 우리 돈으로 1,357만 원가량의 이자가 추가로 쌓인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처음 엘리엇이 청구한 금액은 약 7억 7,000만 달러, 당시 환율로 1조 원이 넘는 거액이었습니다. 국제중재에서 청구액의 약 7%만 인정된 셈이지만, 이자와 비용이라는 복병이 결코 가볍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부가 소송을 계속 끌어갔다면 승소 가능성이 낮은 데다 하루 수천만 원씩 지연이자가 늘어나 국민 세금 손실만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습니다.
8년 3개월 분쟁,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타임라인
이번 사건은 단순한 소송이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과 공공기관 의결권을 뒤흔든 초대형 사건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차분히 되짚어 보면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는지 잘 드러납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사건의 발단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입니다. 당시 옛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한 엘리엇은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며 반대에 나섰습니다. 캐스팅보트를 쥔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이 외부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내부 투자위원회 결정으로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합병안은 가결되었습니다. 이후 국정농단 특검 수사에서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고, 관련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이는 국제중재에서 정부의 한미 FTA 위반을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로 채택되었습니다.
2023년 원 판정과 영국 법원에서의 반전
엘리엇은 2018년 6월 한미 FTA를 근거로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제기했습니다. 2023년 6월 중재판정부는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고, 정부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24년 8월 1심에서 각하되었지만, 2025년 7월 항소심에서 뒤집혔고 올해 2월 환송 1심에서 일부 승소를 거두며 극적인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당시 법원은 국민연금공단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정부의 논리를 받아들였습니다.
2026년 환송중재 패소와 추가 소송 포기
하지만 사건을 돌려받아 재심리에 들어간 환송중재 판정부의 결론은 냉혹했습니다. 국민연금 자체가 국가기관이 아니더라도 청와대와 보건복지부의 위법한 개입과 엘리엇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백하다는 이유로 원 판정과 같은 배상 책임을 다시 선고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영국 법원에 다시 취소를 구하지 않기로 했고, 8년간의 법정 공방은 최종 마무리되었습니다.
정부가 소송을 포기한 이유와 향후 구상권 청구 쟁점
정부의 이번 선택은 다소 아쉽지만 현실적인 판단으로 보입니다. 영국 법원에서 국제중재 판정을 취소하는 비율은 극히 희박한 데다, 소송을 계속할수록 하루 약 1,357만 원의 이자가 누적됩니다. 지난해 론스타 사건에서는 정부가 완승을 거두며 약 4,000억 원의 배상 책임을 없앤 전례가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이미 국내 대법원 확정판결로 정부 개입 사실이 인정된 터라 뒤집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 시선은 혈세 1,530억 원을 책임질 구상권 청구로 쏠리고 있습니다.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국가가 배상 책임을 진 경우, 국가는 해당 공무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직권남용 유죄가 확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등이 대표적인 대상입니다. 다만 개인 재산만으로는 1,500억 원대 손실을 보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합병 수혜 당사자 측에 대한 책임 추궁 범위를 두고 법리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남겨진 교훈과 앞으로의 과제
엘리엇 ISDS 배상 확정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남겼습니다. 앞서 메이슨 사건에서 약 800억 원을 배상한 데 이어 이번에 1,530억 원까지 더해지면서 삼성물산 합병 관련 국고 유출만 총 2,3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정부가 연기금 운용에 손을 대면 그 비용이 고스란히 납세자에게 돌아온다는 뼈아픈 증거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외부 압력이 철저히 차단되어야 합니다. 국민연금의 독립적이고 투명한 운영이 단순히 기금 수익률의 문제를 넘어 국가 재정과 국제 신인도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거대한 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재용 회장은 무죄인데 왜 정부가 배상하나요?
A. ISDS의 상대방은 삼성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입니다. 이번 판정은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행위를 문제 삼았기 때문에 정부가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Q. 배상금이 국민연금 기금에서 나가나요?
A. 아닙니다. 배상 주체는 정부이므로 국민 세금으로 지급됩니다. 다만 국민연금공단은 합병으로 입은 손해를 두고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Q. 정부가 다시 소송을 했다면 판정이 바뀔 수 있었나요?
A. 영국 법원에서 중재 판정을 취소하는 비율은 매우 낮습니다. 또한 소송 기간에도 하루 약 1,357만 원의 이자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추가 다툼은 손해가 더 커질 수 있어 포기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