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화분을 바라보며 내년 봄을 상상하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가드너들이 이맘때 가장 먼저 준비하는 식물이 바로 추식구근 종류입니다. 추식구근은 가을에 심어 겨울의 저온을 겪은 뒤 봄에 꽃을 피우는 구근식물로, 튤립과 수선화, 히아신스, 무스카리, 크로커스가 대표적입니다. 내년 봄을 화사하게 만들고 싶다면 아래 표로 핵심을 먼저 살펴보세요.
| 구분 | 심는 시기 | 개화 시기 | 특징 |
|---|---|---|---|
| 튤립 | 10월에서 11월 | 4월에서 5월 | 화려한 색과 다양한 꽃 모양 |
| 수선화 | 9월에서 10월 | 3월에서 4월 | 한 번 심으면 해마다 다시 개화 |
| 히아신스 | 9월에서 10월 | 3월에서 4월 | 진한 향기와 빽빽한 꽃송이 |
| 무스카리 | 9월에서 10월 | 3월에서 4월 | 포도송이 모양의 작은 파란 꽃 |
| 크로커스 | 9월에서 10월 | 2월 말에서 3월 |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 |
목차
추식구근 종류 하나씩 들여다보기
처음 추식구근을 시작하는 분들은 어떤 꽃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저도 첫 해에는 예쁜 사진만 보고 튤립만 골랐다가 봄이 오자마자 꽃이 한꺼번에 피고 끝나 아쉬움이 남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개화 시기가 다른 구근을 함께 골라야 오래도록 꽃을 즐길 수 있습니다. 추식구근 종류를 고를 때는 꽃의 색감뿐 아니라 키와 개화 시기, 향기까지 함께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튤립
튤립은 추식구근 가운데 색상과 꽃 모양이 가장 다양한 식물입니다. 키가 20cm에서 50cm로 자라 화단의 뒤쪽이나 화분 중심에 심으면 존재감이 확실합니다. 다른 구근보다 늦은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심어야 뿌리가 차분하게 내리고 구근 부패를 막을 수 있습니다. 품종에 따라 이른 봄부터 늦봄까지 차례로 피어나므로 여러 품종을 골라 심으면 긴 시간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수선화
수선화는 노란색과 흰색의 나팔 모양 꽃을 피우며 봄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 구근입니다. 다른 구근과 달리 자연 분구가 잘 되어 한 번 심으면 여러 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초가을인 9월에서 10월 사이에 심고 추위에 강해 화단이나 큰 화분에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 해마다 탐스러운 꽃대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식물이 주는 뿌듯함이 남다릅니다.
히아신스
꽃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향기까지 즐기고 싶다면 히아신스를 선택합니다. 굵은 꽃대 주위에 별 모양의 작은 꽃들이 빽빽하게 모여 피어 존재감이 큽니다. 달콤하고 진한 향기가 실내까지 은은하게 퍼져 베란다 창가나 현관 근처에 두면 좋습니다. 9월에서 10월 사이 배수가 잘 되는 흙에 심으면 한겨울 추위를 견디고 봄날 화사하게 피어납니다.
무스카리
무스카리는 포도송이를 닮은 귀여운 파란 꽃을 피우는 작은 구근입니다. 포도 히아신스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며 키가 10cm에서 15cm로 아담해 튤립과 수선화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짙은 보라색과 파란색 꽃은 노란색이나 빨간색 꽃과 함께 심었을 때 색 대비 효과가 뛰어납니다. 화분 앞쪽에 촘촘히 심으면 한층 풍성해 보입니다.
크로커스
크로커스는 잔설이 남은 이른 봄에 가장 먼저 얼굴을 내미는 봄의 전령사입니다. 키가 5cm에서 10cm로 매우 작아 낮은 컵 모양의 꽃이 땅 가까이에서 피어납니다. 구근이 작아 좁은 화분 앞줄이나 틈새 공간에 부담 없이 심을 수 있습니다. 보라색과 노란색 꽃이 일제히 피어나면 그 작은 몸짓에서 봄의 기운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추식구근 심는 시기와 깊이
심는 시기
추식구근을 언제 심어야 하는지는 지역별 기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9월부터 11월 사이가 적기이며, 첫서리가 내리기 약 6주 전을 기준으로 잡으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중부지방은 10월 말에서 11월 초, 남부지방은 11월 말까지가 적당합니다. 너무 일찍 심으면 가을의 포근한 날씨를 봄으로 착각해 바로 자라 버리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내 지역의 서리 시기를 정확히 확인하고 싶다면 농촌진흥청 농사로를 참고하세요.
심는 깊이
구근을 심을 때는 구근 높이의 2배에서 3배 깊이로 흙을 파고 묻어줍니다. 뾰족한 생장점이 하늘을 향하고 둥근 뿌리 부분이 아래로 향하도록 방향을 맞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백합은 조금 더 깊은 3배에서 5배 깊이로 심는 편입니다. 물 빠짐이 좋지 않으면 겨울철 흙 속에서 구근이 썩기 쉬우므로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넉넉히 섞어 배수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볕은 하루 최소 4시간 이상 드는 곳이 좋습니다.
한 화분에 여러 봄을 만드는 라자냐 식재법
라자냐 식재법이란
라자냐 식재법은 개화 시기가 다른 구근을 화분에 층층이 심는 방법입니다. 이탈리아 요리인 라자냐를 만드는 것처럼 면 대신 흙을, 소스 대신 구근을 겹겹이 쌓습니다. 이 방법을 쓰면 한 화분에서 이른 봄부터 늦봄까지 꽃이 끊이지 않습니다. 개화 시기를 달리하는 크로커스와 수선화, 튤립을 차례로 심으면 3월부터 5월까지 계속해서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라자냐 식재법 순서
- 깊이 35cm 이상 화분을 준비하고 바닥에 배수층을 만듭니다.
- 가장 아래층에는 늦봄에 피는 키 큰 튤립이나 큰 수선화를 심습니다.
- 중간 봄에 피는 중간 키의 히아신스나 수선화를 배치합니다.
- 맨 위층에는 가장 먼저 피는 작은 크로커스와 무스카리를 촘촘히 심습니다.
- 구근 사이사이에 5cm에서 7cm 두께로 흙을 채워 구근이 서로 닿지 않게 합니다.
- 심은 뒤 한 번 충분히 물을 주고 겨울에는 거의 물을 주지 않습니다.
겨울철 관리와 주의사항
라자냐 식재법에서 중요한 것은 구근을 수직으로 겹치지 않고 지그재그로 어긋나게 심는 것입니다. 위치가 어긋나야 위층 꽃들이 올라올 공간이 생깁니다. 겨울철에는 화분이 지나치게 젖지 않도록 주의하며,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서늘한 베란다에 두고 흙이 바짝 마르지 않게 관리합니다.
건강한 구근 고르기와 보관
구근 고르는 법
건강한 구근을 고르는 것은 꽃의 성공을 좌우하는 일입니다. 손으로 잡았을 때 단단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구근이 좋습니다. 표면이 매끄럽고 상처나 곰팡이, 무른 부분이 없어야 하며, 크기가 클수록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근 보관법
예약한 구근이 일찍 도착했다면 망에 담아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그늘에 보관합니다. 보관 온도는 15도 이하가 적당합니다. 저온 처리가 필요한 품종은 냉장고 신선실에 6주에서 8주 두었다가 11월 말에서 12월 사이에 심기도 합니다. 이때 사과나 바나나와 함께 두면 에틸렌 가스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절대 함께 보관하지 마세요.
내년 봄을 위한 작은 준비
지금까지 추식구근 종류별 특징과 심는 시기와 깊이, 라자냐 식재법, 건강한 구근 고르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가을에 심는 작은 알뿌리 하나가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가장 화려한 꽃으로 피어납니다. 이번에 소개한 추식구근 종류를 바탕으로 개화 시기가 다른 구근을 골라 한 화분에 층층이 심어 보세요. 늦가을의 짧은 준비가 내년 봄에는 베란다와 정원을 가득 채우는 꽃의 향연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추식구근을 너무 일찍 심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가을의 포근한 날씨를 봄으로 착각해 바로 생장해 버립니다. 겨울의 저온을 거쳐야 꽃이 피므로 서리가 내리기 전 적절한 시기를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Q: 겨울철 베란다가 따뜻해도 꽃이 잘 피나요?
A: 일정 기간 0도에서 10도 안팎의 서늘한 저온을 겪어야 꽃눈이 깨어납니다. 따뜻한 실내보다 서늘한 베란다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한 번 심은 구근은 계속 꽃을 볼 수 있나요?
A: 수선화는 자연 분구가 잘 되어 여러 해 꽃을 볼 수 있지만, 튤립은 2년까지는 잘 피다가 시간이 지나면 꽃이 작아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새 구근을 구매해 심는 편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