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 텃밭의 도라지 잎과 줄기가 누렇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푸르던 잎이 마르는 모습을 보면 도라지 캐기를 서둘러야 하는지 마음이 급해지는데요. 도라지는 고구마나 토란처럼 서리 전에 모두 캐야 하는 작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땅속에서 저장 양분을 가장 많이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배 기간과 뿌리 상태를 먼저 확인하면 수확 시기를 너무 일찍 당기지 않아도 됩니다.
수확을 시작하기 전에 핵심만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수확 시기 | 가을에는 지상부가 마른 10월 하순부터 11월 |
| 재배 기간 | 식용은 2년에서 3년, 약용은 3년에서 4년 이상 |
| 수확 방법 | 포기에서 한 뼘 떨어진 곳부터 넓게 파기 |
| 보관 방법 | 밭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캐는 것이 좋음 |
목차
수확 시기는 잎이 아니라 뿌리가 알려줍니다
도라지는 여러해살이 작물이라 한 번 심어두면 해를 넘겨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잎이 누렇게 지면서 생육이 멈추기 때문에 언제 캐야 할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중요한 것은 잎의 색보다 땅속 뿌리가 얼마나 자랐는지입니다. 잎이 누렇게 마르는 것은 수확 신호가 아니라 뿌리로 양분이 모이는 시점이라는 뜻입니다.
재배 기간이 짧으면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씨앗을 뿌린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도라지는 뿌리가 가늘어 식용으로 쓰기에 아쉽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관리를 잘하면 2년차 가을에 굵기 2센티미터, 길이 20에서 30센티미터 정도의 뿌리를 캘 수 있다고 합니다. 무침이나 나물로 먹을 계획이라면 2년차부터 수확을 시작해도 좋습니다. 약재로 쓸 때는 3년에서 4년 이상 키운 뿌리를 사용합니다.
시험 수확으로 뿌리 굵기를 확인해요
몇 년을 키웠는지와 별개로 뿌리의 상태는 토양과 기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밭 전체를 한꺼번에 캐기 전에 한두 포기를 먼저 캐보는 것이 좋습니다. 뿌리가 원하는 만큼 굵었는지, 잔뿌리가 많은지, 썩은 부분은 없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 수확량을 조절하기 편합니다. 올해 뿌리가 아직 작다면 조금 더 키운 뒤 다음 수확을 기다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도라지 캐기 방법 뿌리가 끊어지지 않게 파는 법

도라지는 뿌리가 땅속 깊이 곧게 내려가는 작물입니다. 그래서 줄기 바로 옆에 삽을 꽂으면 뿌리가 중간에서 뚝 끊기기 쉽습니다. 수확할 때는 포기에서 한 뼘 정도 떨어진 자리를 선택해 삽날 깊이까지 흙을 파내는 것이 좋습니다. 뿌리가 드러나면 주변 흙을 조금씩 걷어내고 뿌리 전체를 들어 올린다는 생각으로 캐야 손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힘으로 잡아당기지 않아야 하는 이유
도라지 뿌리는 모양이 제각각이라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잡고 힘으로 당기면 잘 부러집니다. 오래 키운 도라지일수록 뿌리가 굵고 길어서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흙을 충분히 파낸 뒤에는 손으로 뿌리 끝부분까지 따라가며 흙을 털어내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처가 난 뿌리는 따로 분리해 두면 나중에 손질할 때 구분하기 좋습니다.
흙이 너무 젖은 날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비가 갓 그친 뒤에는 흙이 무거워지고 뿌리에 달라붙어 작업이 불편합니다. 흙이 적당히 마른 날을 골라 캐야 뿌리에 붙은 흙이 쉽게 털리고 손질도 편합니다. 가을에는 땅이 얼기 전에 작업을 끝내는 것이 좋지만, 서리 소식이 있다고 해서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도라지는 추위에 강한 작물이라 오히려 잎과 줄기가 완전히 마른 뒤에 캐는 것이 좋습니다.
캔 뒤에는 손질과 보관도 함께 계획합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캐면 손질이 밀리면서 뿌리가 마르기 쉽습니다. 그래서 당장 먹을 만큼만 캐고 나머지는 밭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는 땅속에서 양분을 유지하는 시기라,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캐면 가장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한겨울에 땅이 꽁꽁 얼면 삽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얼기 전에 먹을 양은 미리 캐두는 것이 좋습니다.
껍질을 벗기기 편한 시기는 여름입니다. 6월에서 7월 사이에 캔 도라지는 껍질이 잘 벗겨져 손질이 수월합니다. 하지만 가을에 캔 도라지는 뿌리에 양분이 가득 차서 맛과 향이 진합니다. 용도에 따라 수확 시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캐고 난 자리에는 같은 작물을 다시 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도라지는 같은 자리에 이어 심으면 뿌리썩음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꽃대를 일찍 제거하면 뿌리가 굵어져요
도라지는 꽃이 피고 씨앗이 맺히면 양분이 생식기관으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씨앗을 받을 포기가 아니라면 6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꽃대를 잘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꽃대를 제거하면 뿌리 비대에 도움이 된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씨앗을 받을 계획이라면 꼬투리가 갈색으로 마르는 9월에서 10월 사이에 채종하면 됩니다.
도라지 캐기, 올해는 이렇게 계획합니다
정리하면 수확은 잎이 누렇게 변했다고 서두를 일이 아닙니다. 먼저 몇 년 동안 키웠는지 확인하고, 한두 포기를 시험 수확해 뿌리 굵기와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수확할 때는 포기에서 한 뼘 떨어진 곳부터 넓게 파서 뿌리가 끊어지지 않게 하고, 당장 먹을 만큼만 캐서 나머지는 땅속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올해 김장 무렵 반찬으로 쓸 만큼만 먼저 캐고, 나머지는 이른 봄 새싹이 올라오기 전에 캘 계획입니다. 캐고 난 자리에는 내년에 다른 작물을 심고, 물 빠짐이 좋은 새 자리에 도라지 씨앗을 뿌려 2년 뒤 수확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땅속에서 천천히 뿌리를 키우는 도라지를 생각하면 가을이 더 기다려집니다. 올해 텃밭의 도라지도 땅속에서 얼마나 튼실해졌을지 궁금해지네요.
자주 묻는 질문
Q. 도라지는 1년만 키우고 캘 수 있나요?
A. 가능하지만 뿌리가 가늘어 식용으로 쓰기에는 아쉽습니다. 보통 2년에서 3년 키운 뒤에 캐는 것이 좋습니다.
Q. 비 온 뒤에 캐도 되나요?
A. 흙이 너무 젖으면 뿌리에 흙이 달라붙어 손질이 힘듭니다. 비가 그치고 며칠 지나 땅이 마른 뒤에 캐는 것이 편합니다.
Q. 캐지 않고 땅에 두면 썩지 않을까요?
A. 도라지는 추위에 강한 여러해살이 작물이라 겨울을 땅속에서 잘 견딥니다. 오히려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양분이 많아 필요할 때마다 캐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