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만들기 아이와 집에서 30분이면 끝나는 다섯 가지

10월 31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매일 주말에 무엇을 할지 물어봅니다. 놀이공원이나 큰 행사에 데려가려면 예약도 하고 옷도 사야 하고 준비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집 안에 이미 있는 재료만으로 해보는 할로윈 만들기를 골랐습니다. 종이컵과 휴지심, 종이접시, 그리고 냉장고 한켠에 놓여 있던 늙은 호박 하나면 충분합니다.

미리 정리해 두면 훨씬 수월합니다. 아래 표는 아이와 함께 해보면서 만족도가 높았던 다섯 가지를 나이와 걸리는 시간 순으로 묶은 것입니다. 준비물까지 함께 적어 두었으니 아이 나이에 맞는 것부터 하나씩 골라 보시면 됩니다.

만들기추천 나이걸리는 시간준비물
종이컵 유령4세 이상10분흰 종이컵, 검은 매직
휴지심 미라4세 이상15분휴지심, 흰 테이프
손바닥 거미3세 이상15분검은 물감, 도화지
종이접시 호박5세 이상20분종이접시, 주황 물감
빨래집게 박쥐5세 이상15분검은 색종이, 집게

표에 적힌 것 말고도 할로윈 만들기를 할 때 기억해 두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가위와 풀은 반드시 어른이 옆에서 함께 써야 합니다. 물감 놀이는 신문지를 넓게 깔고 물티슈를 손 닿는 곳에 두면 뒷정리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완성한 작품은 상자에 넣어 두지 말고 현관이나 창가에 바로 붙여 주세요. 아이가 자기 작품을 매일 보는 것만으로도 다음 만들기를 스스로 찾게 됩니다.

할로윈 만들기

늙은 호박 하나가 호박등이 되기까지

형님이 주말농장에서 늙은 호박을 가져오셨습니다. 원래는 호박죽을 끓여 먹으려고 받아 온 것이었는데, 아이가 텔레비전에서 호박에 얼굴을 새기는 장면을 보고 눈을 반짝이더군요. 그래서 계획을 살짝 바꿨습니다. 속은 호박죽으로, 껍질은 호박등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하나의 호박에서 두 가지 결과물이 나온다는 사실이 아이에게는 꽤 큰 재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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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은 넉넉하게 잘라 주세요

처음에는 호박 윗부분을 작고 동그랗게 따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안쪽에 조명을 넣으려니 구멍이 좁아서 손이 들어가지 않더군요. 결국 다시 조금 더 넓게 잘라 냈습니다. 반듯하게 자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삐뚤빼뚤한 선이 할로윈 분위기를 살려 줍니다. 다만 크기만큼은 넉넉하게 잡는 편이 좋습니다.

속 파내기가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숟가락으로 과육을 긁어내는 일은 생각보다 손목이 아픕니다. 저는 여기서 시간을 가장 많이 썼습니다. 대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파낸 덕분에 호박죽을 넉넉하게 끓일 수 있었습니다. 씨와 질긴 섬유질은 따로 분리하고 부드러운 과육만 모아 두세요. 아이에게는 이 과정이 가장 지루할 수 있으니 옆에서 얼굴 그림을 그리게 하면 시간이 금방 갑니다.

조명은 LED가 안전합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실제 불꽃보다 건전지로 켜는 LED 초를 권합니다. 불이 꺼질 걱정도 없고 아이가 호박을 들고 다녀도 안전합니다. 조명을 켜는 순간 눈과 코와 입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는데, 그 장면을 본 아이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들 때는 뚜껑을 더 넓게 잘라서 초를 넣는 자리를 편하게 만들 생각입니다.

종이컵과 휴지심으로 만드는 작은 친구들

호박등을 만들고 나면 아이들은 더 만들고 싶어 합니다. 이때 가장 부담 없는 재료가 종이컵과 휴지심입니다. 집 안에 흔히 굴러다니는 물건이라 실패해도 아깝지 않고, 아이가 혼자서도 끝까지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준비 시간이 짧아 저녁 식사 뒤 한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종이컵 유령

흰 종이컵을 거꾸로 세우고 입구 쪽을 지그재그로 잘라 주면 유령 옷자락이 됩니다. 그다음 검은 매직으로 눈과 입을 그리면 끝입니다. 이때 표정은 어른이 정하지 마세요. 웃는 얼굴을 그릴지 무서운 얼굴을 그릴지 아이가 고르는 순간이 가장 즐거운 시간입니다. 십 분이면 완성되니 손님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도 충분합니다.

휴지심 미라

휴지심에 흰 마스킹테이프를 비스듬히 감아 주면 미라가 됩니다. 일부러 삐뚤게 감을수록 더 그럴듯합니다. 눈 자리만 남겨 두고 검은 색종이와 눈 스티커로 마무리하면 됩니다. 붕대가 없으면 화장지나 흰 천을 잘라 써도 괜찮습니다. 테이프를 감는 동안 아이는 자기 손으로 미라를 감싼다는 사실에 자꾸 웃음을 터뜨립니다.

손바닥 거미와 빨래집게 박쥐

손바닥에 검은 물감을 묻혀 도화지에 찍으면 다리가 여덟 개인 거미가 한 번에 완성됩니다. 손을 돌려 두 번 찍는 것이 핵심입니다. 물감이 마르면 가운데에 눈 스티커를 붙여 주세요. 이 작품은 아이 손 크기 그대로 남아서 몇 년이 지나도 보관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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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집게에 검은 색종이 날개를 붙이면 어디든 집을 수 있는 박쥐가 됩니다. 커튼이나 가방 손잡이에 집어 두면 집 안 곳곳이 순식간에 할로윈 장식으로 바뀝니다. 아이가 만든 박쥐가 창문마다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면, 그날의 저녁이 조금 더 특별해집니다.

만들기 전에 챙겨 두면 편한 것들

  • 가위와 풀은 어른이 함께 사용하고, 날카로운 칼은 아이 손에 닿지 않게 치워 둡니다.
  • 신문지나 비닐을 바닥에 넓게 깔아 두면 물감이 묻어도 정리가 쉽습니다.
  • 물티슈와 휴지를 손 닿는 곳에 두고, 물감 놀이 뒤에는 바로 손을 닦습니다.
  • 완성한 작품은 현관, 창가, 냉장고 문에 바로 붙여 눈에 잘 띄게 둡니다.
  • 파낸 호박 과육은 호박죽이나 호박전에 쓰고, 오래 둔 장식용 호박은 먹지 않습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아이와 해본 할로윈 만들기를 정리해 보면, 결국 중요한 것은 재료가 아니라 함께 앉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종이컵 하나가 유령이 되고, 손바닥 자국이 거미가 되고, 못생긴 늙은 호박이 불을 밝히는 등이 되는 동안 아이는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끝까지 만들어 냈다는 뿌듯함을 배웁니다. 어른인 저도 그 옆에서 조금씩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큰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좋습니다. 집에 있는 종이컵 하나, 휴지심 하나부터 꺼내 보세요. 아이가 만든 유령의 표정이 조금 삐뚤어도 괜찮습니다. 그 삐뚤한 표정이 바로 올해 우리 집만의 할로윈 얼굴이 됩니다. 다음 주에는 호박등에 들어갈 LED 초를 미리 사 두고, 아이와 함께 창가에 박쥐를 몇 마리 더 붙여 볼 계획입니다.

Q: 호박등은 며칠이나 둘 수 있나요?

A: 서늘한 곳에 두면 일주일 정도는 모양이 유지됩니다. 다만 오래 지나 물러진 호박은 먹지 말고 버려 주세요.

Q: 칼을 꼭 써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종이컵과 종이접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칼은 어른이 다루고 아이는 그림과 붙이는 일을 맡게 해 주세요.

Q: 아이가 무서운 얼굴을 그리면 어떻게 하나요?

A: 그대로 만들어 주세요. 웃는 유령과 무서운 유령을 나란히 두면 더 재미있는 장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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